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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동아리 활동들

theleaf99 2025. 5.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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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시작된 음악의 첫걸음

나의 음악적 소양은 대부분 교회에서 자라났다. 어릴 적, 찬양팀에서 기타를 치던 형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중학생 때부터 기타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자연스럽게 보컬 연습도 병행하게 되었고, 성가대 활동도 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목사님으로 계셔서, 아들인 나는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그런 자리에 봉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모범을 보여야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때의 경험들은, 다행히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나는 음악을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도 하면서 음악적 소양을 키웠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 기타연습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대학교에 와서도 음악 동아리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음악은 내게 늘 두려움보다 설렘을 주는 공간이었다.


공원과 무대, 기타를 들고 서 있던 나

대학생이 되어 처음 들어간 동아리는 어쿠스틱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 동아리였다. 우리는 학교 내 공원에서 작은 버스킹 공연을 하기도 했고, 축제에서는 대중가요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나중에는 이화여대, 홍대 거리에서 외부 공연을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그 순간을 즐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곡은 **어쿠스틱 콜라보의 ‘그대와 나 설레임’**이었다. 기타의 맑은 음색 위에 친구의 목소리가 얹히던 순간, 내가 음악 속에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그 외에도 10cm의 "봄이 좋냐", 그리고 많은 곡들을 기타로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기타 실력도 향상되었다. 그 시절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은 아마 항상 기타가방을 등 뒤에 매고 있는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기타 하나로, 믿음을 노래하던 시간

또 다른 동아리는 기독교 동아리였다. 여기서도 버스킹을 했지만, 주로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을 연주하고 불렀다. 마이크도, 앰프도 없이 기타 하나를 매고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학교 한복판에서 찬양을 했다.
 
지나가던 학우들이 우리가 노래하는 가사를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즐겁게 노래하는 모습만으로도 따뜻하게 바라봐 준 기억이 있다. 그건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신앙과 일상의 접점이자, 마음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음악을 벗어난 또 하나의 팀워크

음악 외에도 기억에 남는 동아리 활동이 하나 있다. 바로 학과 소식지를 제작하던 학과 동아리였다. 우리는 마치 작은 출판사처럼 회의를 하고, 디자인을 정하고, 기사 주제를 고르고, 때로는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며 밤늦게까지 편집을 했다. 
 
그 소식지는 방학 때 교수님들과 부모님들에게 전달되는 공식 자료였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신중하게, 그리고 정성껏 만들려고 했다.
단지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던 시간이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마무리하며

돌이켜보면,
동아리 활동은 단순히 시간표를 채우는 활동이 아니었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내 안에 있던 열정을 밖으로 꺼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할지도
조금은 배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