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유학기 3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것들

골을 넣고 싶던 소년의 축구 일지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처음 아버지를 따라 축구 경기하러 간 것은. 대부분 어른들이었고, 나는 깍두기처럼 최전방에서 공격수 역할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수비에 걸려 넘어지게 되면서 페널티 킥을 차게 되었는데, 그때가 내 첫 골이었다. 골키퍼를 하던 고등학교 형이 봐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시간이 한참 지난 뒤였다. 그 뒤엔 집에 와서 그날 몇 골을 했는지, 어시스트는 몇 개를 했는지 적어놓기 시작했다. 마치 축구 게임 속 캐릭터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그렇게 중학생 때까지 적어놓았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축구선수가 된 것처럼 느끼며 자랐던 것 같다 닌텐도 DS가 열어준 우정의 문아버지가 어느날 한국에서 돌아오셔서 내게 선물이 있다고 하셨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4.09

잊히지 않는 태풍의 흔적들

선교사 자녀 학교 초등 기숙사2009년, 나는 국제학교로 돌아갔다. 선교사 자녀 학교라는 특수성이 있어 대부분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었는데,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지만 기숙사 사감을 맡은 우리 부모님이셨기에 함께 살게 되었다. 당시 살던 브룩사이드의 집은 마당이 있고 주변에 공원도 있던, 주거 환경이 좋은 편에 속했다. 당연히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가끔은 마당에서 캐치볼도 하고, 골프도 쳐보고, 공원의 축구장에서 축구도 하는 좋은 환경에서 보낼 수 있었다. 아침으로는 주로 판데살이라 불리는 필리핀 전통 빵을, 점심 저녁에는 어머니와 가정부(현지에서는 ‘아떼(ate)’라고 부르는데, 언니 또는 누나라는 뜻이다.)가 같이 한식을 준비해 주었다. 토요일에는 한인들..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필리핀 브룩사이드(Brookside), 나의 유년 시절

브룩사이드 Dayspring Academy2008년, 우리 가족은 브룩사이드라는 마을로 이사했다. 그 이름답게 시내 옆(brook + side)에 지어진 마을이었다. 당시에는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듬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에게도 국제학교를 떠나 필리핀 로컬 학교인 Dayspring이라는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었다. 필리핀 학기제가 다르기 때문에, 나는 국제학교의 여름방학을 잃고 바로 등교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방학 때 신나게 놀 수 있는 좋은 핑계가 되어주어서 크게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곳에도 한인 학생들이 많았는데, 같은 학년에는 딱 한 명의 친구만 있었다. 아무래도 유학을 중~고등학생 때 많이 오다 보니, 초등생의 비율이..

카테고리 없음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