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배운 사회과학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나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영어를 배웠다. 우리 학교에서는 사회 과학 과목을 영어로 가르쳤다.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영어로 세계사를 배우고, 지리를 배우고, 사회학을 배웠다. 당시에는 그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주어진 교재를 받아들고, 수업에 따라갔다. 교재는 꽤 두껍고, 내용도 복잡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책들은 대학교 1학년 교재였다. 중학생이 대학 교재로 수업을 듣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선생님들은 그걸 그대로 읽으라고 하진 않았다. 중요한 부분만 골라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해주셨다. 중학교 수준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하셨다. 영어로 배운다고 해서 어려운 단어를 억지로 외우게 하거나, 암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