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자녀학교 2

잊히지 않는 태풍의 흔적들

선교사 자녀 학교 초등 기숙사2009년, 나는 국제학교로 돌아갔다. 선교사 자녀 학교라는 특수성이 있어 대부분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었는데,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지만 기숙사 사감을 맡은 우리 부모님이셨기에 함께 살게 되었다. 당시 살던 브룩사이드의 집은 마당이 있고 주변에 공원도 있던, 주거 환경이 좋은 편에 속했다. 당연히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가끔은 마당에서 캐치볼도 하고, 골프도 쳐보고, 공원의 축구장에서 축구도 하는 좋은 환경에서 보낼 수 있었다. 아침으로는 주로 판데살이라 불리는 필리핀 전통 빵을, 점심 저녁에는 어머니와 가정부(현지에서는 ‘아떼(ate)’라고 부르는데, 언니 또는 누나라는 뜻이다.)가 같이 한식을 준비해 주었다. 토요일에는 한인들..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땅 파며 놀았던 어린시절 이야기

필리핀 Cottonwood, 그곳에선 정말 순수했다.필리핀 유년시절엔, 아무 지인이 없었기 때문에, 교류라고는 같은 선교사 자녀 학교의 선생님 부부와 자녀들이었다. 아마 필리핀 유년시절의 첫 친구였을 것이다. 마침 동갑내기 한명, 그리고 그의 동생 한명은 동네 악동들 처럼 나와 같이 어울려 지냈다. 필리핀 안티폴로는 한국과 달리 빌리지(마을)형태의 주거 공간이 많았다. 내 친구들은 Cottonwood라는 빌리지에서 살고 있었고, 나는 방학때 그들과 빈 공터에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어린 시절의 순수한 행동들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저 즐거웠다는 기억만 남아있다. 공사현장에 놓여있는 고무 파이프를 멋들어진 검으로 상상했다. 무른 흙으로 이뤄진 언덕에 올라가면 마치 그것이 삽으로 탈..

카테고리 없음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