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라는 낯선 이름과 나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ESL 반에 들어갔다.English as a Second Language, 말 그대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이 들어가는 반이었다. 선생님은 영어로만 수업을 했고, 나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그나마 몇 단어 정도만 들렸고, 그걸 바탕으로 전체 분위기를 파악하려 했다. 그렇게 시작된 영어 수업은 어렵고 답답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억지로라도 듣고 맞추는 시간이 계속되다 보니, 영어가 조금씩 익숙해졌다. 단어 하나하나보다는 상황을 통해 의미를 추측하는 방식이 내게 잘 맞았다. 오히려 그 덕분에 영어 실력은 빠르게 늘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를 위해 원어민 선생님들은 사탕 같은 군것질 거리를 상으로 주셨다. 당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