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나에게는 북극 같은 곳내가 처음 다닌 대학은 경기도 포천에 있었다. 지리상으론 서울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있는 도시였지만, 10년 동안 따뜻한 필리핀에서 살다 온 나에게는 마치 북극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한국의 겨울이 춥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뉴스나 영화에서 보던 이야기일 뿐, 실제로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겨울을내가 겪게 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겨울에는 다이소에서 수면양말을 여러 개 사서 2겹씩 껴 신고 다녔다. 내복이라는 것도 어린 시절 기억에서 꺼내와서 사입어보게 되었고, 기숙사 건물도 방 밖은 차가웠다. 손가락이 굳어 키보드가 잘 눌리지 않을 정도였다.도서관의 기억, 라디에이터 하나에 의지하던 밤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아마 2학기 기말고사 무렵일 것이다. 당시 포천의..